2008년 5월 5일 월요일

숫자마케탕 '붐' 상호PR를 숫자로...

유통·외식업계 숫자마케팅 '붐'
이름에 숫자 넣은 상품들 잇따라 출시돼
대구百 등도 창업기념 '63 마케팅' 활용
제품·기업이미지 소비자 전달효과 빨라






대구농협이 5월2일 오이데이 및 오리데이를 맞아 오이와 오리 홍보행사를 동성로에서 열고 있다. (영남일보DB)

17차(茶), 12곡 팡찌니, 칠곡식빵, 12곡 라떼, 10004오케이 두마리치킨, 현가네33족발….

최근 유통업계와 외식업계에 숫자를 내세운 마케팅이 인기다. 제품명, 브랜드명 등에 숫자를 사용해 소비자들이 좀더 쉽고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숫자가 주는 정확성을 통해 신뢰감을 심어주고 제품 및 기업 이미지를 빠르게 전달하는 것이 장점"이라며 "숫자마케팅의 효과가 알려지면서 단순히 제품명, 브랜드명만이 아니라 서비스, 기업 이미지 등을 알리는데 숫자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식음료업계에 불고 있는 숫자마케팅

최근 건강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곡물제품에서 숫자 활용이 두드러진다. 몇 가지 곡물을 넣었는지 상품이름에서부터 알려줘 소비자들이 제품의 특성은 물론 영양 성분까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던킨도너츠는 지난달 신개념의 웰빙음료 '12곡 라떼'와 곡물도넛 '12곡 츄이스티'를 출시했다. 쌀보리, 현미, 검정콩, 조, 참깨 등 12가지 곡물을 우유에 혼합해 만든 12곡 라떼는 하나하나 챙겨먹기 힘든 다양한 곡물을 한꺼번에 섭취할 수 있어 아침대용식으로 인기가 높다. 출시 한 달만에 던킨도너츠의 대표음료로 자리잡았다. 12곡 츄이스티도 12가지 몸에 좋은 곡물로 만들었다.

기린은 호밀·옥수수·보리 등으로 만든 '칠곡식빵', 샤니는 흑미·귀리·호밀 등 12가지 곡물을 넣은 호빵 '12곡 팡찌니'를 내놓았다. 동서식품은 현미를 비롯해 보리·흑미·수수 등 7가지 곡물을 넣어 건강까지 고려한 '제티 맛있는 곡물 현미 칠곡', 매일유업은 검은콩에 현미·조·수수 등 5가지 곡물을 첨가한 '뼈로 가는 칼슘두유 검은콩과 오곡'을 선보였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 카카오 바람을 일으켰던 롯데제과 '드림카카오'의 경우 드림카카오 56, 72, 86 등 카카오의 함량을 나타낸 숫자를 제품 이름에 붙여 소비자들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건강에 좋은 17가지 성분을 넣어 만든 남양의 차음료 '17차'도 숫자마케팅 성공사례로 꼽힌다.

#유통업체, 창업마케팅 등에 숫자 활용

대구백화점은 이달 초 창업 63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63 마케팅'을 벌였다. 티스푼·양말 등을 630원, 화장품·목걸이


대구백화점은 창업 숫자를 활용한 마케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사진은 2004년 창업 60주년을 맞아 연 행사 모습.


등을 6천300원에 판매한 것은 물론 인기식품 63품목을 선정한 '푸드월드 인기상품 63선'도 진행했다.

대구백화점 홍보실 이정찬 계장은 "2004년 대구백화점 본점에서 창업 60주년을 기념하는 '60 상품전'을 열어 행사 시작과 동시에 판매 상품이 동이 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이 행사 후 창업 숫자를 활용한 마케팅을 매년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의류아웃렛업계에서 최근 소비자들의 얄팍해진 주머니사정을 고려해 속속 선보이고 있는 1만·2만·3만원 균일가 상품전도 숫자를 활용한 마케팅이다. 우수상품을 균일가에 판매해 알뜰족에게 인기다. 홈쇼핑, 대형마트 등에서는 숫자 '9'를 많이 사용한다. 1천원보다는 990원, 1만원보다는 9천900원 등에 판매한다. 1만원짜리와 9천900원짜리는 사실상 가격 차이는 별로 없지만 소비자들은 9천900원 제품을 훨씬 싸다고 생각하는 점을 이용한 판촉전략이다.

3월3일 삼겹살데이, 5월2일 오이데이 및 오리데이, 9월9일 구구데이 등 날짜를 활용한 숫자마케팅도 있다. 유통업계에서 날짜에 따라 해당상품을 저렴하게 내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날짜를 활용한 숫자마케팅에 적극적인 농협중앙회 대구본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 농축산물을 알리기 위한 이벤트를 다양하게 여는데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지역프랜차이즈업계도 숫자마케팅 적극 나서

유통업계에서 인기를 끈 숫자마케팅이 소점포로 확산됐다. 대구에 본사를 둔 프랜차이즈업체 '현가네33(삼삼)족발'은 브랜드명에 33이란 숫자를 넣어 눈길을 끈다. 현가네 체인본부 김병수 대표는 "보통 브랜드명에 왕족발을 사용하는 업체가 많은데 차별화를 위해 족발 만드는 데 넣는 재료의 가짓수를 넣었다. 33은 33가지의 한약재를 가리킨다"며 "33이 들어가 발음하기 좋고 기억하기도 쉽다"고 설명했다.

치킨프랜차이즈 '10004오케이 두마리치킨'도 숫자를 사용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0004오케이라는 브랜드는 고객만족 서비스 경영을 지향하는 회사의 기본이념을 담고 있다. 신동기 대표는 "고객들이 '만사 OK'를 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이다. 브랜드명에서부터 철저한 고객서비스 정신을 보여줘 회사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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