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4일 일요일

[내가 보낸 청소년기] 미래는 현재의 꿈이 만들어(인제대 박석근 교수님)

[내가 보낸 청소년기] 미래는 현재의 꿈이 만들어 (부산일보 기고칼럼)



박석근 인제대 국제경상학부 교수



부산의 변두리에서 여름이면 개구리 잡고 겨울이면 썰매를 타며 소년기를 보낸 나에게 어린 시절은 폭포수 언저리에 피어나는 무지개처럼 아름다웠다.



그러나 막 사춘기에 접어든 나이 열여섯에 아버님이 별세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던져진 존재'라는 실존적 느낌을 뼈저리게 느꼈던 나는 비록 고교 1학년이었지만 남의 집에 기거하면서 그 집 학생을 가르치며 지내는 입주 가정교사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래도 필자의 어린 가슴에는 항상 꽉 찬 무엇이 있었다.




가정형편상 2년제 대학을 가라는 어머님을 설득해 겨우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어릴 적부터 간직해 온 희망을 접어야만 했는데 그 이후에는 마치 정신적인 미아처럼 살았다. 그 시절 나는 계속되는 위기 속에서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가시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방황만을 거듭했던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나에게 군대 생활은 이런 답답한 현실로부터의 도피처가 될 수 있었다.




제대 후 복학한 1980년의 봄 나에게 엄청난 사건이 발생하였다. 열심히 공부한 나를 주의깊게 지켜보시던 학과 교수님들이 하나같이 "박군 자넨 교수가 되어야 해!"라는 말을 던져준 것이다. 구름 위에 있는 것으로만 생각했던 대학교수라는 직업이 처음으로 눈앞에 다가왔다. 그리고 나는 정확히 10년 뒤 정말로 교수가 되었다.




나를 교수로 만들어 준 힘은 무엇일까? 잠재된 능력을 성공으로 이끌어 내는 것 중에 긍정적인 상상이란 것이 있다. 그리고 희망과 가능성을 수반한 긍정적인 상상을 성공의 에너지로 바꾸는 힘이 상상력이다.




나폴레옹은 '인류는 상상력에 의해 통치된다'고 하지 않았는가. 나다니엘 호돈이 쓴 '큰바위 얼굴'이란 소설에는 바로 이 긍정적인 상상의 힘이 잘 나타나고 있다. 어린 소년이 매일같이 멋진 지도자의 얼굴이 새겨진 큰 바위를 바라보며 그 사람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는데, 결국 그 소년이 장성하여 큰 바위 얼굴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것은 상상력의 위대한 효과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대로 바뀌어가게 되어 있다. 그래서 청소년기에 어떤 비전이나 모델을 정해 놓고 반드시 그런 사람이 되겠다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면 자신도 모르게 생각도 바뀌고 행동도 변하고 인격마저도 변하면서 '마치' 그런 사람이 된 것처럼 행동하고,실제로 그렇게 성장하게 되는데 이것을 '마치효과'라고 부른다.




우리 사회의 모든 청소년들이 긍정적인 상상력과 마치효과에 의해 자신의 비전을 실현시킬 수 있는 희망어린 사회가 된다면 정말 좋겠다.




박석근·인제대 국제경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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