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4일 일요일

한국의 부자들

한국의 부자들

한상복 지음

위즈덤 하우스/2003년 2월/300쪽/11,000원



▣ 저 자 한상복

경제통신사 edaily(www.edaily.co.kr) 증권부 기자로 일하고 있다.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나 대원고와 성균관대 영문과를 나왔다. 91년 대학 재학 중, 친구를 따라 ‘시험 삼아 본’ 공채시험에 운 좋게 합격해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신문사 재직 시절 ‘시체 처리 전담반’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한 때 서울 강남에서 벤처 관련 사업을 했으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벤처 뒤집기』라는 책을 펴낸 적이 있다.



▣ Short Summary

저자가 1년 2개월간 143명이 넘는 알부자들을 만나 설문조사를 벌이고, 그들의 경험을 담아 부자들의 공통 요인을 추려낸 책이다. 특히 부자들의 속내까지 가감 없이 그대로 전달한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저자는 부자들에 대한 일방적인 찬양 대신 객관적인 시각에서 그들을 묘사하고 개인적인 생활까지 이 책에 담았다. 저자가 조사한 부자들은 자수성가한 알부자들로 거주 중인 집을 뺀 자산 총액이 10억 원에서 1,000억 원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대기업의 총수나 일류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아니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로 저자는 이들의 목돈 만들기 과정을 실제 사례로 전달해 준다. 단,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실제 인물이지만, 책에서는 가명을 쓰고 있다.



▣ 차 례

추천사 처음 소개되는 부자 X파일 - 김정태

프롤로그 정말 부자가 되고 싶은가?



Part 1 부자들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 부자 마인드

겨울이 오기 전에 양털을 깎는 이유

당신의 팬은 몇 명입니까

신용 없으면 장사 못 해요

끼 깡 끈 꼴 꿈

낙관적인 삶을 고집해야 하는 이유

누구에게나 미래는 두렵다

독불장군 부자는 없다

육식동물과 초식동물

'이미 늦었다'는 말은 없다

수도꼭지 틀면 나오는 게 월급인가

삼각함수보다 어려운 건 돈 버는 공부

돈 자랑 하지 마라

자기 원칙을 칼처럼 적용하는 사람이 부자

부자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부지런함이라는 원칙

무자비함을 배워라



Part 2 그들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을까? - 부자 노하우

'큰손'들의 부동산 투자

거꾸로 생각하라

투자에 '부화뇌동'은 없다

돈을 벌어주는 것은 머리가 아니라 발

변호사·의사라고 다 부자는 아니다

기회는 눈뜬 자에게만 열린다

부자들의 돈벌이 중 가장 많은 것은?

사업 성공의 가장 큰 비결은 자금관리

부자들에게 도움을 얻는 방법

주식으로 확실하게 돈 벌 수 있는 방법

'몰빵'에 목숨 걸지 마라

팔자소관과 5%의 행운

실패한 원인을 알아야 한다

억대 연봉 샐러리맨의 비결

외지고 험한 곳에서 기회를 노려라

우선 저질러놓기가 돈 버는 신념

코너에 몰려 시작하기

주식 투자에서 '대박'은 절대 기대하지 않는다

뉴스에 모든 정보가 있다



Part 3 부자들은 어떻게 돈을 관리할까? - 부자의 재산운용

진정한 부자는 자린고비

부자들에게 과소비는 없다

세금을 알면 부자 될 자격 있다

부자들, 세대 따라 패션 다양

쩨쩨함을 생활화하라

주변 사람이 가장 두렵다

사채업자가 말하는 분수



Part 4 되는 집안은 뭔가 다르다 - 부자의 가정관리

부자의 첫걸음은 결혼

자식들은 반드시 샐러리맨을 거치게 한다

돈 쓰는 습관은 유전된다

이상적 배우자는 '말이 통하는 사람'

재산이 많은데 보험은 왜 들까?

부자의 반은 맞벌이 부부

가족은 돈을 버는 궁극적인 목적이다

이제 부자는 3대 간다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부자 소질 테스트(결과는 마지막 페이지)



□ 1. TV 홈쇼핑을 이용해 물건을 구입하지 않는다. 직접 가는 편이다.

□ 2.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고 목돈을 만들기 위해 저축한다.

□ 3. 수입의 50% 이상을 저축하고 있다.

□ 4. 물건을 살 때 3번 이상 생각한다.

□ 5. 물건을 살 때 반드시 깎으려 한다.

□ 6. 좋은 차로 바꾼 친구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 7. 돈 많은 사람이 돈을 쓰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 8. 한 해에 내가 낸 세금(원천징수 등)이 얼마인지 알고 있다.

□ 9. 종합소득세를 내고 있다.

□ 10. 세금에 대한 상식이 있으며 절세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 11. 시중 은행의 이자율이 몇 %인지 알고 있다.

□ 12. 절약이 몸에 배인 부모 밑에서 자랐고, 부모 생각에 동의한다.

□ 13. 돈을 열심히 버는 목적은 가정의 행복과 건강이다.

□ 14. 돈을 아끼고 열심히 모으는 배우자와 함께 산다.

□ 15. 투자에 밝은 친구 혹은 부자 이웃이 있다.

□ 16.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 17. 돈을 아끼는 이유는 항상 아껴쓰는 자세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 18. 남들로부터 성실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 19. 한 번 세운 원칙은 꼭 지키는 편이다.

□ 20. 주식투자시 기대 수익률은 20∼30%가 적당하다.





1. 부자들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 부자 마인드



겨울이 오기 전에 양털을 깎는 이유

목축업을 많이 하는 뉴질랜드에 가면 겨울이 오기 직전에 양털을 깎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여름에 깎는다면 이해가 되는데, 왜 하필 겨울일까? 늦가을의 털이 품질이 월등해 내다 팔기 좋은 이유도 있지만, 양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 털을 깎은 양이 추위를 견디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여 목숨을 유지하고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부자들에게서 뉴질랜드의 양과 비슷한 측면을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은 스스로 양털을 깎아 추위라는 위험에 몸을 던진다. 차이가 있다면 양은 겨울이 오기 전에 털을 깎지만, 부자들은 겨울의 말미에 봄을 기대하며 털을 깎는다. 부자들의 털깎기는 ‘빚더미’라는 위험이다. 부자들은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스스로를 빚의 굴레 속으로 던진다. “절대로 빚을 지지 마라.”는 봉급 생활자에게나 맞는 말이다.



이준채 씨는 부동산 개발 기획사업으로 돈을 번 사람이다. 대기업 계열의 건설회사에서 땅을 보러 다니던 그는 IMF 때 실직한 뒤 부동산업에 손을 대 부자가 되었다. 그의 사업 방식은 이렇다. 대규모 주택단지가 있거나 혹은 들어설 예정인 동네를 훑다 보면 시세가 다른 곳에 비해 싼 땅이 반드시 있다는 것이 이씨의 주장. 예컨대 100평을 평당 1,000만 원에 샀다고 가정하자. 총 10억 원이 든다. 자기 돈 4억 원을 선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은행대출을 동원하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십시일반으로 빌린다. 여기서 땅이 중요하다. 상권과 용도를 분석해 병원(의원급)을 유치할 것인지, 입시학원 등을 끌어들일 것인지 기획해야 한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그곳에 8층 건물을 짓기로 한다. 8층 건물을 짓는다면 평당 단가가 8분의 1로 줄어드는 셈이다. 구입 단가가 평당 125만 원으로 둔갑한다. 평당 건축비를 500만 원으로 잡는다면, 완공 후 8층 건물의 평당 원가는 625만 원이 된다. 공사비는 마지막까지 감춰뒀던 돈을 쓰거나, 부동산 담보로 대출을 얻거나, 선금 지급 후 외상 공사로도 가능하다. 그렇게 해서 건물을 올리며 분양을 하는 것이다. 결국 땅을 잘 잡은 뒤, 어떻게 기획하고 마케팅을 하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



평당 1,000만 원씩 8개 층을 모두 분양하면, 평당 375만 원의 차익이 남는다. 합산하면 이익이 무려 30억 원이다. 은행 대출금과 사람들에게 빌린 돈, 세금을 내고 나면 최소한 20억 원 상당의 이익이 생긴다. 이준채 씨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상당한 재산을 모을 수 있었다. 부자들은 이처럼 겨울 한복판에 스스로 양털을 깎아 추위 앞에 나서고 부산하게 움직여 봄날의 큰 이익을 기대한다.



신용 없으면 장사 못 해요

박경래 씨는 의류와 액세서리 장사로 시작해 큰돈을 번 사람이다. 박씨는 “항상 남을 즐겁게 해준다는 마음으로 장사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다른 것도 마찬가지겠지만, 장사를 해서 돈을 버는 것은 자기 수양과 다름없다.”고 강조한다. “대학가 근처에서 액세서리 장사를 할 때였어요. 어떤 여학생이 귀걸이를 사가더니 다음날 와서는 바꿔달라는 겁니다. 그래서 바꿔줬지요. 그랬더니 그 다음날 또 왔더군요. 이번에는 돈을 내달라고 합니다. 속으로는 열불이 나더라고요. 꾹 참고 돈을 내줬지요. 그런 사람이 한 둘이 아닙니다.”



박경래 씨는 그런 일들을 여러 번 겪고 단련이 되어서야 손님이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가 주변의 다른 상인과 달리 친절하고 성실하게 고객들에게 응한 것이 소문이 나자 여대생들이 가게에 몰려들었던 것이다. 특히 며칠이 지나서 환불을 요구해도 두말 없이 돈을 내주는 파격적인 고객 대접이 그 일대에서는 화젯거리가 되었던 모양이다. “장사 밑천은 신용입니다. 하자 있는 물건을 한두 번은 팔 수 있지만, 그것이 쌓이면 손님들이 등을 돌립니다.”



박씨의 이 같은 태도는 다른 상인들에게서도 확인된다. 얼마 전 서울 상공회의소가 남대문과 동대문 등지의 의류 상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대 다수가 ‘사업 성공의 열쇠는 신용’이라고 응답한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의 신용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음식점에서 시작해 성공을 길로 접어든 김대식 씨는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씨는 한 가지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 ‘주인이나 종업원이 손님의 눈보다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손님이 음식을 먹다가 고개를 들면, 바로 달려가 새로운 주문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는 조그만 식당을 개업한 이래 김씨 스스로 지켜왔던 원칙이며 지금도 종업원들에게 수시로 강조하는 원칙이다. 이런 방식이 어떻게 보면 대단한 비결로 보이지는 않는다. 남다른 뾰족한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리는 가까운 곳에 있으며, ‘평범한 원칙’이 100가지 요령보다 진가를 발휘하는 것이 세상사인 모양이다. 박경래 씨나 김대식 씨와는 다른 방법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사업 또는 투자 밑천이 없는 사람은 끊임없이 노력을 통해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반면 신용을 얻지 못한 사람에게는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늦었다'는 말은 없다

100명의 부자 가운데 42명이 부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점에 대해 ‘돈을 벌 기회를 찾아내는 안목’이라고 응답했다. 부자는 평범한 샐러리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는 것이다. 그러니 10대에 결심을 했든 아니면 불혹의 나이에 결심을 했든, 그것은 중요치 않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해간다. 안목 또한 바뀌어야 한다. 따라서 부자 훈련은 지금부터 시작해도 결코 늦지 않다.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김대영 씨가 부자가 되겠다는 결심을 굳힌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고 한다. 대전 출신인 그는 비교적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다. 대대로 땅부자 집안이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남부럽지 않게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부자가 되기로 결심을 한 것은 친척 중에 대단한 부자를 보고 나서다. 부자가 되는 출발점은 욕심을 부리는 것이다. 욕심을 이뤄내기 위한 집요한 도전이 부를 축적하게 만든다. 김대영 씨는 대학교 1학년 때 당구장을 경영했다. 부친에게 빌린 돈으로 대전 중심가에 당구장을 개업해 쏠쏠한 이익을 챙기고 권리금을 붙여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 이렇게 모은 돈이 나중에 사업 밑천이 되었다. 대학을 졸업한 그는 대형 건설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독립해 자신의 회사를 만들었다.



“건설회사 사장을 하는 것이 어릴 때부터 꿈이었거든요. 친척 집안이 유명한 지방 건설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건설회사를 하려면 미리 준비를 해야겠다 싶어서 대학도 건축학과를 갔고 대기업에서 경험도 쌓은 거죠.”



부자들이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다른 사람에 비해 일찍 돈에 눈을 떴기 때문이다. 돈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벌고 지출은 억제해 밑천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흔히들 돈맛이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에게 돈맛은 ‘쓰는 맛’이다. 반면 부자는 ‘돈을 벌고 모으는 맛’으로 이해한다. 그것이 부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을 가르는 첫 번째 경계선이다. 두 번째 경계선은 부자는 목표를 정하면 집요하게 실천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은 오래 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부자가 된다는 것, 남보다 늦었다고 낙담할 일은 아니다. 한때 거부로 꼽히던 M산업의 정 모 회장의 경우 60세가 넘은 나이에 회사를 세워 부호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그래서 ‘이미 늦었다’는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부자들은 다만 우리보다 앞서 시작한 사람들일 뿐이다.





2.그들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을까? - 부자 노하우



거꾸로 생각하라

부자가 되려면 경기의 흐름을 읽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경기에 민감하게 안테나를 세워놓아야 돈을 굴려 돈을 벌 수 있다. 최소한 투자 실패에 따른 손실만이라도 줄일 수 있다. 부자들은 경기에 민감하다. 그들의 본능이 항상 경기 흐름을 좇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를 살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신문을 보는 것이다. 아무 신문이든 상관없다. 기사를 보라는 것이 아니다. 기사도 중요하지만, 그 아랫도리를 살피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아랫도리’란 다름 아닌 광고다. 광고는 어김없는 지표다. 기업들, 특히 대기업들은 경기가 위축될 기미가 보이면 가장 먼저 광고비 집행부터 줄인다. 광고비는 기업들이 곤란에 처했을 때 꼽는 불요불급 경비 가운데 1순위다. 그래서 신문의 아랫도리가 전이 비해 빈궁해졌다면 경기 후퇴기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이럴 때는 약 광고와 책 광고가 많다. 다른 것에 비해 광고 단가가 싸기 때문이다. 다만, 토요일자 신문은 해당 사항이 없다.



부자들은 이런 흐름을 타고 돈을 번다. 패스트푸드점을 운영하는 박윤섭 씨는 “신문에서 불황이라고 떠들 때 주식을 사면 대개는 타이밍이 맞는다.”고 말한다. 파는 시점은 개미 투자자들이 알려준다고 한다. 부자들은 경기 회복 전에 주식에 투자하고, 개미들은 신문에 주식 시장 활황이라는 기사가 나온 뒤에야 투자를 한다. 그 즈음에 부자들은 투자를 정리한다. 결국 부자와 부자 아닌 사람은 서로 반대로 행동하는 셈이다. 부자들은 남들이 가위를 내기를 기다렸다가 바위를 내고 돈을 번다. 뒤늦게 주식 투자를 했다가 지는 게임으로 손해를 본 사람들의 입장에선 얄미운 존재들이다.



사업 성공의 가장 큰 비결은 자금관리

사업체 설립을 통해 성공한 사람들에게 ‘사업에서 성공의 비결을 꼽는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져보았다. 예상 답변으로는 5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경쟁력 있는 기술 및 아이템 개발. 둘째, 거래처에 대한 적극적인 영업. 셋째, 회사 구성원들의 열의. 넷째, 효율적인 자금관리. 다섯째, 지속적인 재투자. 어떤 답변이 가장 많이 나왔을까? 예상 외로, ‘효율적인 자금관리’를 꼽은 경영자가 많았다. 이 질문 항목에 답변한 42명 가운데 27명이 자금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목했다.



“자영업이나 조그만 사업체를 차리고 나면 안정만큼 중요한 게 없어요. 자금력이 약하기 때문에 작은 충격만 받아도 무너지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첫째도 안전이고 둘째도 안전입니다.” 저축은행을 세워 운영하고 있는 최충호 씨의 말이다. 최씨는 “조급하게 회사를 키우려고 무리를 했다가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면서 “되도록 부채를 지지 않고 내실 있게 굴리다 보면 그 이력이 쌓여서 알토란같은 사업체가 된다.”고 말한다.



최충호 씨는 저축은행을 세우기 전에 제조업체를 차렸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 그는 실패의 원인으로 ‘방만한 자금관리’를 꼽았다. 공장부지를 물색해 건물을 짓고 설비를 들여놓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사람 욕심’을 부린 것이 화근이었다고 한다. 결국 이전 직장에 비해 20%나 많은 월급을 주고 들여온 엔지니어들 때문에 자금난에 처하게 됐다.



20년 동안 모은 재산을 다섯 달만에 날려버린 최씨가 다시 사업 전선에 나섰을 때는 자린고비로 변해 있었다. 사무실 집기는 중고 가구 시장에서 사다 날랐고, 고급 인력보다 월급을 적게 주어도 불만이 없을 만한 사람들만 추려 모았다. “그렇게 버티고 또 버티다 보니까 회사가 흑자를 내더군요.” 최씨는 회사가 자리를 잡자 다른 사람에게 팔고 저축은행을 설립했다.



갑자기 유명해지는 기업이란 좀처럼 없다. 혜성처럼 등장한 기업치고 그 영광을 오랫동안 이끌어 가는 기업을 찾기는 쉽지 않다. 밑바닥에서 무명의 세월을 거쳐 기본체력을 다진 후에야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알짜기업으로 등장하는 것이 예외 없는 법칙이다. 좋은 아이템을 개발해 적극적으로 영업하는 것도 성공으로 가는 길임에 틀림없지만 치밀한 내부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제 아무리 좋은 아이템이라도 돈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돈을 벌어봤자, 나가는 출구가 더 크기 때문이다.



실패한 원인을 알아야 한다

경기도에서 전자부품 회사를 경영하는 문지형 씨는 3번이나 지옥 문턱에 갔다 왔다고 한다. 가진 것을 모두 잃었다는 사실은 그나마 참을 만 했다. 수 차례 범법자로 몰려 경찰서 유치장 신세를 졌고, 주변 사람들에게 도둑놈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았다. 처가 사람들마저 그를 ‘사람 구실 못한다’며 몰아세웠다. 문씨는 빚쟁이와 경찰에 쫓기다가 마침내 한강에 빠져 죽을 결심까지 했다고 한다.



무역회사 출신은 그는 지난 1980년 대 초반, 국내 전자산업이 활황 기미를 보이자 일본에서 부품을 수입해 가전 회사에 납품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 협력사들이 문씨 회사보다 앞서 그 부품을 생산하기 시작하고, 겉으로는 대기업 협력사라지만 실제로는 ‘한 식구’라는 것이 업계의 관행인 이유로 대기업들이 문씨 회사와 관계를 끊게 되자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결국 문씨의 회사는 부도를 내게 되었다.



1986년에 시작한 두 번째 사업 역시 전자 부품을 수입하는 일이었다. 국내에서 만들기 어려운 고급 부품을 수입해 전자업체들에게 넘기는 오퍼상 역할이었다. 그러나 사업을 시작한지 1년도 안 되어, 경리 여직원이 돈을 갖고 잠적하는 바람에 간판을 접어야 했다.



세 번째 사업은 컴퓨터였다. 1990년대 초반 PC 붐이 일자, 외국산 부품과 주변기기를 수입해 파는 일에 나섰다. PC 업그레이드 수요가 숨가쁘게 일어나 부품이 잘 팔려나가자 문씨에게 욕심이 생겼다. 직원들을 뽑아 직접 PC를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것이다. 직판 매장을 얻고 대리점도 개설해 물량을 늘렸다. 신문에 광고도 냈다. 그러나 우후죽순 난립한 조립 PC업체들이 출혈경쟁을 벌이면서 사업성을 갉아먹었고 결국 이 사업도 2년을 넘기지 못했다.



문씨는 “성공을 위해서는 그만한 수업료를 기꺼이 치러야 한다.”고 말한다. 수업료란 실패 또는 희생을 의미한다. 세상에 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다는 얘기다. 설문조사 대상인 100명의 부자 가운데 ‘실패를 겪어보지 않았다’고 응답한 사람은 단 19명이었다. 19명 중에는 전문직과 월급 생활자가 많았다. 결국 부자 100명 중에 81명은 실패를 겪었다. 실패의 기준은 다양했다. 다만 이들은 ‘실패한 원인을 스스로 깨닫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함께 했다.



이들이 꼽는 실패 원인 가운데 가장 많았던 것은 ‘불철저한 사업 또는 투자계획과 준비’였다. 문지형 씨 역시 “3번 실패한 뒤에 그 원인을 파악하고 깊이 반성했다.”고 했다. 문지형 씨는 1996년 말부터 다시 일어섰다. 예전에 거래를 했던 일본 전자부품 회사가 한국에 공장을 세우면서 문씨를 파트너로 지목했고, 오래 전부터 문씨의 성실성에 주목해 온 그에게 합작을 제기한 것이다.



이듬해 말, IMF 한파가 기습했으나 이것이 문씨 회사에는 호재가 됐다. 원화 가치가 폭락하자 수출이 2배 이상 급증했다. 해외에서 경쟁제품보다 싸게 팔아도 이익이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지금 문씨는 중국에 공장을 세우기 위해 한 달의 절반 이상은 그곳에서 보내고 있다.





3. 부자들은 어떻게 돈을 관리할까? - 부자의 재산운용



세금을 알면 부자될 자격 있다

부자인지 아닌지 스스로 체크해 보고 싶다면 작년에 세금을 얼마나 냈는지 생각해 보라. 그 금액을 기억한다면 이미 부자이거나 부자의 소질을 갖춘 것이다. 종합소득세 자진납부 계산서를 발부 받았다면 축하를 받을 일이다. 이제 부자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반증이다. 종합소득세 계산서는 손수 일해서 벌어들인 근로소득 외의 다른 수입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발부된다. 직장에서 월급만을 받아 생활하는 샐러리맨은 이 서류를 구경할 수 없다. 임대나 사업소득이 없으니 당연하다. 몇 푼 되지 않는 은행이자는 이미 세금을 뗀 것이라서 종합소득세 대상이 아니다. 결국 부자생활은 종합소득세와 함께 시작된다. 세금이 부의 척도를 나타내는 바로미터인 셈이다.



종합소득세 계산서를 처음 받으면 기가 질린다고 한다. 난해하기 때문이다. 처음 보는 회계 세무 용어에 수많은 빈칸이 놓여 있으니,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건물임대업을 하는 서형준 씨는 “모르면 배워서라도 볼 줄 아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액을 산출하거나 감면 또는 공제 받을 부분에 대해선 전문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회계사의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부자들 대부분은 자신의 소득과 세금을 손수 관리한다. 세무사나 회계사에게 맡기기는 하지만, 그것은 정밀한 확인을 거치기 위한 ‘최종 점검’의 차원에서다. 이렇게 다년간 세금 계산을 스스로 했기 때문인지, 부자들은 세금에 대해서는 거의 전문가 수준이다.



“엄밀하게 따져야지요. 내 돈 나가는 일인데 대충 넘어갈 수 있겠어요.” 이준채 씨의 말이다. 부자들은 “종합소득세 계산서를 쓸 때마다 희비가 교차한다.”고 말한다. 돈을 번 항목을 기입할 때는 기분이 좋다가도 세금 항목에 눈길이 닿을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는 것이다.



100명의 부자에게 “귀하는 소득만큼 세금을 내고 있는가?”에 대해 물었다. 부자들 중 46명이 ‘벌어들인 만큼 꼬박꼬박 낸다’고 응답했고, 51명이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 최대한 절세를 한다’고 말했다. 1명은 ‘되도록 내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고 답변했다. 2명은 ‘말하고 싶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거의 모든 사람이 세금을 잘 낸다고 답한 것이다. 다만 세금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부자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부자들에게 질병 다음으로 무서운 것이 ‘빚 보증 부탁’이었고, 그 다음이 세금이었다. 세금 고지서가 자꾸 날아오는 통에 세금 내다가 1년이 후딱 간다는 것이 그들의 불만이었다.



법을 어기지 않고도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다. 국세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다양한 절세 수단이 상세하게 나와 있다. 정부는 합법적인 범위의 절세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금액을 아낄 수 있다. 하지만 탈세는 위험이 높다. 설혹 세무조사라도 받게 되면 심각한 양상으로 몰릴 수도 있다. 꼼꼼하게 따지기는 하되 내야 할 세금은 반드시 내는 것이 좋겠다.



부자들과는 달리, 샐러리맨들은 세금에 어둡다. 지원 부서에서 모든 것을 처리해 주기 때문. 자신이 최종적으로 받은 금액(실수령액) 외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금융상품을 잘 고르고 영수증을 챙기는 노력만으로 각종 공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쩨쩨함을 생활화하라

부자들에게 이자수입은 소득원 순위 3위 또는 4위에 그쳤다. 이들이 은행권에 많은 돈을 넣어두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다른 소득(임대료 및 사업소득 등)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이한 것은 부자들이 이자율에 상당히 민감하다는 대목이었다. 0.01%라도 높은 이자를 주는 곳을 택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이들은 부자가 되기 훨씬 전부터 높은 이자를 따라 금융상품을 갈아타는 것을 습관화해 왔다.



한의사 채종훈 씨는 “짧은 시간 맡겨도 수익률이 비교적 높은 MMP나 MMDA에 현금을 넣어두고 있다가 괜찮은 금융상품이 나오면 옮기고 있다.”고 얘기한다. 그는 약재상에 온라인으로 송금을 한다. 수수료가 붙지 않는 같은 은행 간 계좌이체를 이용한다. 만일 약재상의 주거래 은행이 다른 곳이라면 미리 돈을 찾아두었다가 약재상이 찾아올 때 현금으로 내준다. 수표 발행 수수료도 아깝다는 것.



MMP나 MMDA 등의 금융상품은 일반인들에게 아직 낯설다. 지난 1990년대 후반에 국내에 상륙해 역사가 길지 않은 데다 소액투자(예금)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목돈을 모은 뒤에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부자들의 철저함은 증권사 이용 양상에서도 나타난다. 한 증권사 지점장은 “돈이 많은 고객은 거의가 온라인 거래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증권사들은 점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고객들에게 온라인 거래를 이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거래 금액과 증권사에 대해 천차만별이지만, 온라인 거래 수수료가 0.1∼0.15%인 반면 지점을 통한 수수료는 0.4∼0.5% 수준이다. 언뜻 보면 대단한 차이가 없어 보인다. 성격이 화끈한 샐러리맨이라면 “영점 몇 퍼센트면 거기서 거기 아냐.”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부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굴리는 돈의 액수가 크기 때문에 0.01%라도 그 차이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지점 거래 수수료 0.4∼0.5%에 증권거래세 0.5%(코스닥시장의 경우 0.3%)를 합하면 1%에 육박하는 거액이라는 주장이다.



40대 이상의 장년층이 인터넷에 익숙해지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들은 특유의 ‘쩨쩨함’을 유감 없이 발휘하기 위해 인터넷을 익히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고, 온라인 거래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었다.



‘나는 아직 부자가 아니니까, 0.01%는 별 것 아니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런 생각에 머문다면 앞으로 5,000만원이나 1억 원을 모아도 마찬가지다. 부자들은 단돈 500만원을 가졌을 때도 조금이나마 높은 수익을 내기 위해 눈에 불을 켰다. 그런 노력이 몸에 베어 있어야 부자로서의 습관이 형성된다. 쩨쩨한 것을 창피하게 생각하면 부자가 되기 어렵다.



* MMF : 금융기관이 고객의 돈을 모아 금리가 비교적 높은 기업어음이나 콜 등의 단기 금융상품에 집중 투자해 여기서 얻는 수익을 되돌려 주는 실적 배당 상품

* MMDA : 수시 입출금식 예금(Money Market Deposit Account). 고금리 저축성 예금의 일종으로, MMF 같은 실적배당형 상품처럼 시장 변동 금리를 지급하면서도 인출 및 이체가 자유롭다.



4. 되는 집안은 뭔가 다르다 - 부자의 가정관리



돈 쓰는 습관은 유전된다

대기업 차장인 36세의 류태복 씨는 얼마 전까지 그의 부모 집에 얹혀 살았다. 돈이 없어서 부모 신세를 진 것은 아니다. 그의 재산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제외하고도 2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류씨의 부모는 수백 억대 재산가다. 그러나 류씨는 스스로 “자수성가했다.”고 주장한다. 부모를 모시고 산 지 2년 만에 물려받은 35평 규모의 아파트 한 채에 입주하는 대신 류씨는 그 아파트에 전세를 놓고 그 돈을 받아 전문상가 점포를 분양 받았으며, 모자란 돈은 신용대출을 받았다. 잔금이 조금 모자라 부친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던 것이다.



“우리 집 노인들, 지독해요. 어머니는 봉투 값 아낀다고, 쓰레기를 꼭꼭 뭉쳐 밀어 넣지요. 어떤 때는 싸들고 나가서는 다른 동네에 몰래 버리고 오시기도 해요. 얼마나 살림을 챙기시는지 일 도와주러 오는 아주머니(파출부)들이 견디지를 못해요. 아버지는 더합니다. 그분 주머니에는 식당에 갈 때마다 듬뿍 들고 나오는 이쑤시개와 냅킨이 가득 들어 있어요.”



그렇게 상가 투자에서 시작된 그의 돈 굴리기는 2001년, ‘상가 싹쓸이 투자’를 정점으로 20억 원에 이르렀다. 분양 미달로 싼값에 나온 수도권 도시의 대형의류 쇼핑센터 1층을 모든 재산을 털어 투자했는데, 대단한 인기를 끌어 쇼핑센터가 문을 연지 8개월 만에 투자 원금의 2.3배에 달하는 자금을 환수할 수 있었던 것이다.



류태복 씨의 부인은 부친 친구의 딸인데, 부친의 친구 역시 짜기로 소문난 알부자라고 했다. 이런 것을 보고 부창부수라고 하는 모양이다. 결혼할 때 부모님에게 얹혀 살기로 한 것은 아내의 강력한 의견으로, 그래야 직장에 편히 다닐 수 있고, 생활비도 안 든다고 했단다. 나란히 직장생활을 하는 이들 부부의 연봉을 합하면 1억 원이 훨씬 넘는다. 부부가 벌어들인 수입이 고스란히 쌓인 것도 투자자금을 만드는 데 한몫 했을 것이다.



부친이 선대로부터 상당한 땅을 물려받은 탓에 K는 줄곧 유복하게 자라왔다. 그의 부모는 자식들이 원하는 것이라면 돈을 아끼지 않았고, 가족 주변의 모든 것이 최고급 일색이었다. 그러다 언제부턴가 K의 집은 몰락하여 대지가 150평이 넘는 궁궐 같은 집에서 살다가 K가 결혼할 때는 전세자금 마련을 위해 부모가 집을 팔고 신도시의 전세로 이사를 해야 했다. 막내딸을 결혼시킬 때는 다가구주택의 반지하 방으로 거처를 옮겼다. 하지만 K의 부모는 여전히 가끔씩 파출부를 부르며, 100만 원이 넘는 비싼 강아지를 키운다.



부모의 생활비를 분담하는 K는 부모님을 원망하지만 자신 역시 할부로 중형 승용차를 뽑고, 동남아 여행을 다녀오기도 한다. 절약을 하지 않는 부모를 원망하면서도 본인이 아끼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둔감한 눈치다. 모든 사람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이처럼 돈 쓰는 습관을 부모에게서 물려받는 사람이 많다. 어쩌면 습관이라는 놈도 유전이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자기 손으로 성공을 일궈낸 부모일수록 아이들에게도 엄격하다.



부자의 반은 맞벌이 부부

우리 나라 부모들이 부담하는 사교육비가 10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문제는 수입이 넉넉지 않은 샐러리맨 부모마저 이 같은 경쟁대열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대다수가 샐러리맨인 부모들은 이토록 엄청난 사교육비를 어떻게 부담하고 있을까?



초등학생 아이를 둔 연령대의 샐러리맨 가장의 월급은 아무리 많아야 300만 원 언저리일 것이다. 이 정도의 돈으로 아파트 대출금 갚으면서 과외비로 매달 100만 원을 투입할 수 있을까? 아파트 대출이 없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부모에게서 한 밑천 물려받지 않은 바에야 월급만으로 생활하기 힘든 현실이 펼쳐져 있다.

필자가 만난 일부 부자들은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기회가 없다.”고 주장했다. 과거에는 남편 혼자만의 수입으로 생활을 꾸려갈 수 있었지만 그런 시대는 바야흐로 종말을 고했다는 주장이다. 서형준 씨는 “부인이 일정 부분의 수입을 벌어들임으로써 부정의 유혹에 빠뜨릴 수 있는 생활고에서 남편을 벗어나게 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100명의 부자 중에서 맞벌이에 찬성한다는 사람은 53명이었다. 절반을 간신히 넘긴 것이다. 젊은층 비전문직일수록 맞벌이에 동의한다는 시각이었다. 의사와 변호사를 비롯한 전문직과 중년층은 맞벌이에 반대했다.



1990년대 후반, 인터넷 통신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체를 차려 사장이 된 라철홍 씨는 사업 초반 맞벌이를 하는 부인의 덕을 톡톡히 본 케이스다. 사업 초반에는 매출을 올리지 못해 자본금만 까먹는 형국이었다. 직원들 월급은 줄 수 있었지만 자기 월급을 가져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부인 서현주 씨가 맞벌이에 나섰다. 유명 백화점의 디스플레이어 출신이었던 서씨는 선배의 신발 매장 점원으로 일하면서 받는 120만 원 남짓한 월급으로 생활을 꾸려갈 수 있었다.



그러다가 1999년에 벤처 붐이 일면서 라씨의 회사에 큰 규모의 투자자금이 몰려들었다. 라씨는 이렇게 모은 자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유혹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힘들게 벌어 먹여 살린 아내가 생각나 그럴 수 없었다고 했다. 2000년 중반, 모 업체가 라씨의 회사에 매각을 제의했고, 사장의 자금 유용이 없는 데다 자금 흐름이 깨끗해 일사천리로 매각 절차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라씨는 매각대금으로 ‘상당한’ 액수의 돈을 벌었다. 부인 서현주 씨는 모 백화점에서 가죽 제품 매장을 운영하면서 라씨가 운영하던 사업체의 반 년치 매출과 맞먹는 한 달 수입을 올리고 있다.



라철홍 씨는 ‘맞벌이 예찬론자’다. “함께 돈을 벌어야 돈을 모은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서로 이야기할 수 있고, 어려울 때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라씨의 주장이다. 지금 쉬면서 다른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라씨는 “전업주부 경험을 살려 가정용품 사업을 해볼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아내와 상의한 뒤에 차근차근 준비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 부자 소질 테스트 결과

17개 이상 : 당신은 이미 부자다. 이 책을 볼 필요가 없다.

10개∼16개 : 상당한 소질을 갖추고 있다. 부자의 길목에 접어들었다.

5개∼9개 : 이제 부자로서의 삶에 눈 뜨는 단계다. 부자를 연구하고, 실천하라.

5개 미만 : 부자로 가는 길의 반대로 가고 있다. 그러나 지금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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